집 안을 찍는 로봇청소기, 흡입력보다 ‘보안’을 먼저 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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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가 장애물을 더 잘 피할수록 집 안에서 수집하는 정보도 많아집니다. 최근 상위 모델은 카메라와 LiDAR, 각종 센서로 방 구조와 가구 위치를 인식하고 일부 제품은 원격 홈 모니터링까지 지원합니다. 8월 25일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미국의 로봇 규제 강화와 함께 ‘보안’이 흡입력·물걸레 다음의 핵심 경쟁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 문제는 막연한 불안만은 아닙니다. 한국소비자원과 KISA가 2025년 국내 판매 로봇청소기 6종을 조사했을 때 일부 제품에서 카메라 강제 활성화, 촬영 이미지 접근 가능성 같은 취약점이 확인됐고 제조사들은 이후 개선 조치를 완료했습니다. 지금 로봇청소기를 고른다면 최대 흡입력 숫자만큼 ‘영상과 지도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고 누가 접근할 수 있는가’를 확인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왜 로봇청소기가 ‘이동형 카메라’가 됐을까
카메라가 들어가는 이유 자체는 청소 성능 때문입니다. 바닥의 전선, 슬리퍼, 반려동물 배설물처럼 LiDAR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장애물을 영상으로 인식하면 충돌과 끼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일부 제품은 사용자가 앱에서 집 안을 확인하는 원격 모니터링 기능도 제공합니다.
문제는 이런 기능이 작동하려면 로봇청소기가 방의 지도, 장애물 이미지, 기기 계정과 같은 데이터를 다뤄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청소 성능이 좋아질수록 보안 설계가 제품의 부가 기능이 아니라 기본 성능에 가까워집니다.
집 내부 지도와 방 구분
가구·장애물의 위치 정보
카메라가 촬영한 장애물 이미지
앱 계정·제품 공유 권한
원격 모니터링 영상·접속 기록
제품마다 실제 수집·저장 범위와 보관 기간은 다르므로 개인정보처리방침과 앱 설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로 확인됐던 취약점은 무엇이었나
2025년 9월 한국소비자원과 KISA는 국내 유통 로봇청소기 6종의 모바일 앱, 네트워크, 펌웨어, 개인정보 보호정책 등을 조사했습니다. 당시 일부 제품에서는 사용자 인증이 충분하지 않아 촬영된 집 내부 사진에 외부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확인됐고, 한 제품에서는 제3자가 카메라 기능을 강제로 활성화할 수 있는 취약점도 발견됐습니다.
중요한 점은 당시 지적된 업체들이 조사 결과를 수용해 개선 조치를 완료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2025년 조사 결과를 현재 제품이 그대로 위험하다는 의미로 읽으면 안 됩니다. 대신 이 사례는 로봇청소기 구매에서 보안 업데이트와 제조사의 대응 체계까지 비교해야 한다는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 구매 전 확인 | 왜 중요한가 |
|---|---|
| 카메라 탑재 여부 | 촬영·원격 모니터링 기능의 존재 여부를 결정 |
| 영상 저장 위치 | 기기 내부 처리인지 클라우드 전송인지 확인 |
| 암호화·보안 칩 | 계정·인증키와 영상 데이터 보호 방식 확인 |
| 보안 인증 | 제3자 기관이 어떤 항목을 검증했는지 비교 |
| 업데이트 정책 | 취약점 발견 뒤 실제 수정이 지속되는지 판단 |

삼성·LG·로보락이 보안을 제품 설명에 넣기 시작한 이유
최근 제조사들은 보안을 눈에 보이지 않는 백엔드 기능이 아니라 구매 포인트로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삼성은 일부 AI 로봇청소기에 Knox Vault와 Knox Matrix를 적용하고, 민감한 인증 정보를 별도 하드웨어 영역에 저장한다고 설명합니다. 삼성의 Bespoke AI Jet Bot Steam 계열은 UL Solutions의 IoT Security Rating에서 최고 단계인 Diamond 검증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LG는 최근 로봇청소기에 자체 보안 체계 ‘LG Shield’를 적용하고, 일부 신제품에서는 청소를 마치고 스테이션으로 돌아오면 로봇이 물리적으로 가려지도록 설계해 카메라가 생활공간에 계속 노출되는 상황까지 줄이는 접근을 보여줬습니다. 로보락을 포함한 다른 업체들도 암호화와 보안 인증을 주요 사양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증 마크 하나가 모든 위험을 없애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몇 Pa인가’만 비교하는 것보다 어떤 보안 구조를 갖췄고, 어떤 기관의 검증을 받았으며, 몇 년 동안 업데이트를 제공하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훨씬 현실적인 구매 기준이 됩니다.
미국의 로봇 규제가 왜 로봇청소기 업계까지 흔드나
미국 FCC는 2026년 7월 28일 외국에서 생산된 일부 ‘advanced robotic devices’를 Covered List에 추가했습니다. 새로 FCC 장비 인증을 받아야 하는 해당 범주의 외국산 로봇은 조건부 승인이 없는 한 미국에서 신규 인증을 받기 어려워졌습니다. 이미 인증받은 기존 제품이 갑자기 사용 중지되는 조치는 아닙니다.
로봇청소기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델까지 이 규정의 적용을 받는지는 제품의 이동·통신·자율 기능과 생산 조건에 따라 따져봐야 합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로봇의 카메라·센서·통신 기능을 국가안보와 데이터 보안 문제로 보기 시작하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성능뿐 아니라 공급망과 보안 체계를 설명해야 할 필요가 훨씬 커졌습니다.
① 카메라가 꼭 필요한지 — LiDAR 중심 모델과 비교
② 원격 카메라 기능을 쓰지 않는다면 앱에서 비활성화 가능한지 확인
③ 가족 공유 계정에는 필요한 권한만 부여
④ 앱과 펌웨어 자동 업데이트를 켜두기
⑤ 기본 비밀번호를 재사용하지 말고 계정의 2단계 인증 여부 확인
⑥ 제품 페이지의 ‘보안 인증’ 문구만 보지 말고 인증 기관과 평가 범위를 확인
흡입력 경쟁 다음에는 ‘집을 얼마나 덜 들여다보는가’가 남는다
2026년 로봇청소기는 흡입력 3만~4만Pa, 고온 물걸레 세척, 스팀, 자동급배수처럼 청소 기능만 보면 이미 상당히 복잡한 기계가 됐습니다. 동시에 카메라와 AI가 장애물을 더 정확히 이해하면서 집 안의 정보를 다루는 범위도 커졌습니다.
앞으로 좋은 로봇청소기의 기준은 많이 보는 제품이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보고, 그 데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는지 사용자가 알 수 있는 제품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다음번 제품 비교표에서는 흡입력 옆에 ‘카메라·저장 방식·보안 인증·업데이트 기간’이라는 네 칸을 추가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점입니다.
참고 / 공식·확인 링크
KISA · 일부 로봇청소기 보안 취약점 조사 · 2025.09.02
연합뉴스 · 한국소비자원·KISA 로봇청소기 6종 보안 조사
Samsung Global Newsroom · 로봇청소기 UL Solutions Diamond 보안 검증
LG전자 · 로봇청소기 구매가이드 / 보안 항목
FCC · 2026 Covered List / equipment authorization 관련 문서
Reuters · 미국 FCC 로봇 수입 제한과 보안 논의 · 2026.08.06
Wikimedia Commons · Smart Home Perfected · CC BY 2.0
Wikimedia Commons · Roomba collector12 ·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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