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가 벽을 떠난다 — Muuto × Studiopepe가 보여준 2026 모듈러 소파의 방향
LIVING INDEX · DESIGN / FURNITURE
2026년의 소파는 벽에 붙어 TV만 바라보는 긴 직선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습니다. 9월 출시를 앞둔 Muuto의 Coltre Modular Sofa는 둥근 볼륨과 자유로운 모듈을 앞세우고, 밀라노 쇼룸에서는 소파를 원형에 가깝게 배치해 사람의 시선이 서로 마주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곡선 소파가 유행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거실이 TV를 보는 방에서 대화하고 일하고 쉬는 복합 공간으로 바뀌면서, 소파가 벽면 가구가 아니라 공간을 나누는 작은 건축처럼 작동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Coltre’는 이탈리아어로 담요라는 뜻이다
Studiopepe가 디자인한 Coltre는 단단한 구조 위에 담요가 부드럽게 내려앉는 장면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름 역시 이탈리아어 ‘담요’에서 왔습니다. 평행한 퀼팅 선과 부풀린 볼륨은 소파의 구조를 숨기기보다 구조 위에 얹힌 섬유의 층을 드러냅니다.
중요한 것은 이 부드러움이 형태를 흐리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최근 몇 년간의 ‘클라우드 소파’가 크고 무정형인 쿠션감에 집중했다면, Coltre는 볼륨은 유지하면서 외곽선과 반복되는 스티치로 질서를 만듭니다. 편안하지만 흐트러져 보이지 않는 방향입니다.
2026 소파 트렌드의 핵심은 곡선보다 ‘재배치 가능성’
ELLE Decor가 올해 디자이너들에게 물은 2026 소파 흐름에서도 모듈러 시스템은 가장 분명한 변화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재택근무, 손님맞이, 휴식이 한 거실 안에서 겹치면서 고정된 L자형보다 상황에 따라 분리하고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구성이 요구된다는 설명입니다.
곡선 역시 장식적 유행만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직선 소파는 자연스럽게 벽과 평행해지고 사용자의 시선을 한 방향으로 모으지만, 완만한 곡선이나 독립 모듈은 좌석을 서로 향하게 만들기 쉽습니다. 거실의 중심이 화면에서 사람으로 이동하는 데 유리한 형식입니다.

Muuto는 소파를 거실 한가운데 놓았다
Muuto가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인 ‘The Art of Belonging’ 공간은 이 변화를 더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거실의 좌석은 벽을 따라 나열되지 않고 원형에 가까운 관계를 만들었습니다. 브랜드는 이 배치가 눈맞춤과 대화를 자연스럽게 만든다고 설명합니다.
이 장면에서 소파는 배경이 아닙니다. 공간 한가운데 놓여 동선을 나누고, 사람의 위치를 결정하고, 커피테이블과 조명의 중심을 만듭니다. 즉 소파를 벽에서 떼는 순간 뒷면도 전면만큼 중요해집니다. 뒷모습이 정리되지 않은 소파는 이런 배치에서 바로 약점이 드러납니다.
등받이 뒷면의 마감이 전면과 같은 수준인지
모듈 연결부가 옆·뒤에서 과하게 보이지 않는지
좌면이 너무 깊어 통로를 잠식하지 않는지
등받이 높이가 공간의 시야를 막지 않는지
모듈을 분리해도 각각 독립적으로 완성되는지
작은 집에서는 오히려 더 신중해야 한다
벽에서 소파를 떼는 배치는 사진에서는 여유로워 보이지만, 실제 작은 거실에서는 통로 폭을 잡아먹을 수 있습니다. 곡선형 제품은 같은 좌석 수라도 직선형보다 더 많은 바닥 면적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예쁜 곡선’보다 평면에서 차지하는 최대 폭과 깊이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배치 | 장점 | 주의점 |
|---|---|---|
| 벽에 붙임 | 바닥 면적 확보, 작은 집에 유리 | 거실 기능이 한 방향으로 고정되기 쉬움 |
| 벽에서 20~40cm 띄움 | 공간이 가벼워 보이고 배선·커튼 여유 | 깊은 소파는 통로 축소 |
| 공간 중앙 배치 | 거실을 영역별로 나누기 좋음 | 뒷면 마감과 동선 계획이 필수 |
‘소파의 뒷모습’이 디자인 대상이 되는 시기
모듈러·곡선형 소파가 늘수록 앞으로 중요한 디테일은 정면보다 뒤쪽일 수 있습니다. 벽에서 떼어 놓는 순간 등판의 스티치, 베이스, 모듈 연결 방식, 패브릭의 마감선이 모두 공간의 일부가 됩니다. 이는 소파가 더 이상 벽을 가리는 큰 쿠션이 아니라 독립된 오브제가 된다는 뜻입니다.
Coltre가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새로운 실루엣 하나를 내놓았기 때문이 아니라 소파를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오래된 규칙을 다시 묻게 하기 때문입니다. 2026년의 모듈러 소파는 움직일 수 있다는 기능을 넘어, 거실의 관계를 다시 설계하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참고 / 공식 링크
Muuto · New designs launching September 2026
Muuto · 3daysofdesign 2026 recap
Muuto · The Art of Belonging, Milan Apartment 2026
ELLE Decor · The Top Sofa Trends Defining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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